2006년 11월 26일
아르농쿠르의 레퀴엠
날짜: 2006년 11월 25일 저녁 8시
장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필자를 잘 아는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필자는 한 번 필이 꽂히는 음악의 경우에는 한달 내지 두달 내내 그 음악만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도 그러한 곡 중 하나이다. 50여분에 해당하는 긴 연주시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프레이즈 어떻게 연결되는 모두 외우고 있을 정도로 반복해서 들었다. 이 곡은 정말로 지치지 않는 감흥을 일으킨다. 비록 미완성이니 곡의 진실한 완결여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곡이지만, 난 언제나 이 곡이 모차르트의 곡 중에서 가장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아르농쿠르는 원전연주라 불리우는 연주방식을 개척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이 분야의 선구자로 우뚝 서 있다. 그와 그의 악단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은 모차르트의 곡은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로 모차르트 시대의 방식으로 연주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러한 악기들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었다. 금속줄 대신 거트현이라고 불리우는 천 소재를 이용한 바이올린, 아담한 사이즈의 18세기의 첼로, 유난히 길쭉해 보이는 베이스, 지금과 비교하면 굉장히 단순하고 길쭉길쭉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트롬본과 트럼펫, 그리고 작은 팀파니와 포지티브 오르간는 200여년전의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이러한 악기들은 지금의 악기와 비교하면 음량이 작고 음색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포지티브 오르간같은 경우에는 공연장에 가서야 레퀴엠에 이 악기의 편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작은 음량을 가지고 있다. 레퀴엠 공연 내내 이 하프시코드의 음색을 구분해서 들을 기회가 없을 정도로 작은 음량을 가졌다. 거기에 트럼본, 오보에 같은 경우에도 연주자가 자신의 파트가 연주하지 않는 틈을 타서 악기를 계속 점검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등의 불안정한 특색을 가진 악기들이 200년전의 고악기인 것이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쓴 곡은 분명히 이러한 악기를 염두해 둔 것이며, 그것을 피해서 현대의 악기로 현대의 방식, 감성을 지니고 연주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라고 의문점을 던진 것이 아르농쿠르 등을 위시한 원전연주를 개척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러한 고악기들을 이용하는 그들의 명제에 동의하면서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러한 고악기의 작은 음량, 불안정한 음색에 대해서 약간의 의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더 비싼 표를 사서 좋은 자리에 않는 것이 이러한 악기 특성을 덜 타는 방법이 아닐까라는 압박감도 있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Requiem이 연주되자 이러한 불안감을 말끔하게 사라졌다. 다소 건조한 음이었지만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고, 정말로 멋진 것이었다.
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좋아하긴 하지만 몇몇 특정적으로 더 좋아하는 파트가 있긴 하다. Lacrimosa (눈물의 날), Kyrie (자비를 베푸소서), Dies irae (진노의 날), Rex tremendae (두려우신 엄위의 임금) 등의 파트이다. 오늘의 공연에서도 이러한 파트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라디오의 한 평론가의 말대로 아르농쿠르의 연주는 가슴을 적시는 수준이 아니라 뼛속까지 저며드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싶을 정도였다. 쇤베르크 합창단의 연주는 놀랍도록 명료하였고 깔끔하였다. CD와 비교하여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파트가 더욱 명료하게 들렸고, 각자 서로 튀는 일이 없는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레퀴엠에서 Tuba mirum (신비한 나팔소리), Recordare (기억해 주소서), Benedictus (찬양 받으소서) 등의 독창자들이 나오는 파트는 그렇게 좋아하는 부분이 아니었는데, 오늘의 독창자들의 솜씨는 너무나도 훌륭하여 집에서 다시 한번 그 파트를 자세히 듣게 되었다. 4명 모두 훌륭했는데 메조 소프라노를 맡은 베르나르다 핑크 여사의 목소리가 가장 맘에 들었다.
아르농쿠르의 지휘는 상당히 격렬한 편이었고 상당히 직관적이었다. 그리고 지휘봉을 쓰지 않고, 별도의 지휘대가 없이 맨 바닥에서 지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배가 좀 나오셔서..;;; 배트맨에 나오는 펭귄맨..;; 같다는 인상은 있다.
표값이 장난 아니게 비쌌던 만큼 관객들의 수준도 약간 좋은 편이었다. 애들도 별로 없었고, 정말로 음악만..;;; 을 사랑하여 혼자... 오신 분들도 많았고 50~60대의 나이지긋하신 분들도 많이 보인 공연이었다. 하지만, 공연 끝나고 박수치는 타이밍에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는 여전했으며, 분명히 촬영 금지라는 것을 알텐데도 카메라를 뺏으려는 직원과 관객의 실갱이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리고 곡 중간중간에 잠깐씩 쉬는 타이밍에 기다렸다는 듯이 터지는 큰 기침 소리도 상당히 불편하였다. 생리적인 현상치고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Kyrie와 Dies irae사이에서는 거의 2분이나 쉬었기 때문에 악상이 연결되는 부분이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올해는 모차르트 탄생 250년이라서 이래저래 모차르트 관련 공연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르농쿠르가 있었다. 올해 초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신년음악회에서도 아르농쿠르는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모차르트의 40번 교향곡의 연주를 시작으로 레퀴엠을 전세계를 돌면서 연주하고 있고 12월에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레퀴엠을 통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나도 이번 공연이 올해 본 모든 공연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같다.
장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필자를 잘 아는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필자는 한 번 필이 꽂히는 음악의 경우에는 한달 내지 두달 내내 그 음악만 반복해서 듣는 경향이 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도 그러한 곡 중 하나이다. 50여분에 해당하는 긴 연주시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프레이즈 어떻게 연결되는 모두 외우고 있을 정도로 반복해서 들었다. 이 곡은 정말로 지치지 않는 감흥을 일으킨다. 비록 미완성이니 곡의 진실한 완결여부에 대해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 곡이지만, 난 언제나 이 곡이 모차르트의 곡 중에서 가장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아르농쿠르는 원전연주라 불리우는 연주방식을 개척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이 분야의 선구자로 우뚝 서 있다. 그와 그의 악단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은 모차르트의 곡은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로 모차르트 시대의 방식으로 연주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러한 악기들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었다. 금속줄 대신 거트현이라고 불리우는 천 소재를 이용한 바이올린, 아담한 사이즈의 18세기의 첼로, 유난히 길쭉해 보이는 베이스, 지금과 비교하면 굉장히 단순하고 길쭉길쭉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트롬본과 트럼펫, 그리고 작은 팀파니와 포지티브 오르간는 200여년전의 모차르트가 살았던 시대의 산물인 것이다.
이러한 악기들은 지금의 악기와 비교하면 음량이 작고 음색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포지티브 오르간같은 경우에는 공연장에 가서야 레퀴엠에 이 악기의 편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작은 음량을 가지고 있다. 레퀴엠 공연 내내 이 하프시코드의 음색을 구분해서 들을 기회가 없을 정도로 작은 음량을 가졌다. 거기에 트럼본, 오보에 같은 경우에도 연주자가 자신의 파트가 연주하지 않는 틈을 타서 악기를 계속 점검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등의 불안정한 특색을 가진 악기들이 200년전의 고악기인 것이다. 하지만, 모차르트가 쓴 곡은 분명히 이러한 악기를 염두해 둔 것이며, 그것을 피해서 현대의 악기로 현대의 방식, 감성을 지니고 연주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라고 의문점을 던진 것이 아르농쿠르 등을 위시한 원전연주를 개척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러한 고악기들을 이용하는 그들의 명제에 동의하면서도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이러한 고악기의 작은 음량, 불안정한 음색에 대해서 약간의 의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더 비싼 표를 사서 좋은 자리에 않는 것이 이러한 악기 특성을 덜 타는 방법이 아닐까라는 압박감도 있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고 Requiem이 연주되자 이러한 불안감을 말끔하게 사라졌다. 다소 건조한 음이었지만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고, 정말로 멋진 것이었다.
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좋아하긴 하지만 몇몇 특정적으로 더 좋아하는 파트가 있긴 하다. Lacrimosa (눈물의 날), Kyrie (자비를 베푸소서), Dies irae (진노의 날), Rex tremendae (두려우신 엄위의 임금) 등의 파트이다. 오늘의 공연에서도 이러한 파트는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라디오의 한 평론가의 말대로 아르농쿠르의 연주는 가슴을 적시는 수준이 아니라 뼛속까지 저며드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싶을 정도였다. 쇤베르크 합창단의 연주는 놀랍도록 명료하였고 깔끔하였다. CD와 비교하여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파트가 더욱 명료하게 들렸고, 각자 서로 튀는 일이 없는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었다.
레퀴엠에서 Tuba mirum (신비한 나팔소리), Recordare (기억해 주소서), Benedictus (찬양 받으소서) 등의 독창자들이 나오는 파트는 그렇게 좋아하는 부분이 아니었는데, 오늘의 독창자들의 솜씨는 너무나도 훌륭하여 집에서 다시 한번 그 파트를 자세히 듣게 되었다. 4명 모두 훌륭했는데 메조 소프라노를 맡은 베르나르다 핑크 여사의 목소리가 가장 맘에 들었다.
아르농쿠르의 지휘는 상당히 격렬한 편이었고 상당히 직관적이었다. 그리고 지휘봉을 쓰지 않고, 별도의 지휘대가 없이 맨 바닥에서 지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배가 좀 나오셔서..;;; 배트맨에 나오는 펭귄맨..;; 같다는 인상은 있다.
표값이 장난 아니게 비쌌던 만큼 관객들의 수준도 약간 좋은 편이었다. 애들도 별로 없었고, 정말로 음악만..;;; 을 사랑하여 혼자... 오신 분들도 많았고 50~60대의 나이지긋하신 분들도 많이 보인 공연이었다. 하지만, 공연 끝나고 박수치는 타이밍에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는 여전했으며, 분명히 촬영 금지라는 것을 알텐데도 카메라를 뺏으려는 직원과 관객의 실갱이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리고 곡 중간중간에 잠깐씩 쉬는 타이밍에 기다렸다는 듯이 터지는 큰 기침 소리도 상당히 불편하였다. 생리적인 현상치고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Kyrie와 Dies irae사이에서는 거의 2분이나 쉬었기 때문에 악상이 연결되는 부분이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졌다.
올해는 모차르트 탄생 250년이라서 이래저래 모차르트 관련 공연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아르농쿠르가 있었다. 올해 초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신년음악회에서도 아르농쿠르는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모차르트의 40번 교향곡의 연주를 시작으로 레퀴엠을 전세계를 돌면서 연주하고 있고 12월에는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가 레퀴엠을 통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나도 이번 공연이 올해 본 모든 공연 중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같다.
# by | 2006/11/26 01:07 | 음악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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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아르농쿠르의 모차르트 레퀴엠 해석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별 기대는 안했지만,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의 연주력 만큼은 정말 탑 클라스였어요. 좋은 연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이스 비올을 쓸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콘트라 베이스와 베이스 비올을 한 대씩 같이 쓴걸 보고 재밌다고 생각했더랬죠.
제 주변에서는 사실 분위기가 꽤 산만했습니다. 책자 떨어뜨리는 사람도 여럿이었고, 심지어 휴대폰 벨까지 울리더라는...(벨 한 번, 진동 한 번) --;; 유럽에서는 no fire로 찍으면 전혀 문제가 없대는데, 우리나라는 하도 온갖 짓을 다해서 그런지 무조건 사진을 못찍게 하더군요(실은 저도 3층 사이드 구석에서 플레시 없이 찍었습니다. 찍다 지적먹었죠 -_-;;;).
그리고 지적 감사합니다~ 하프시코드가 아니라 포지티브 오르간이라고 하는군요. 하긴 하프시코드의 특유의 철사 튕기는 듯한 소리가 아닌 아코디언틱한 소리가 나서 이상하긴 했지만, 뭐 제가 아는 게 있어야..;;;; 그리고 소리가 이렇게 안 들리는데도 쓰이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통주저음".... 이라는 용도로 쓰인다고 하던데..;;;; 이게 뭔소린지...;;;; 아직 공부할 게 산더미입니다.
오르간 바소 콘티누오 연주가 궁금하시다면 Bruno Weil이 지휘한 음반(SONY, Randon edition)을 들어보시면 됩니다. ^^ 너무 궁금해서 사서 들으실 시간이 없으시다면 제가 메신저로 음악 파일을 보내드릴테니 말씀하세요 ^^
(혹시 3층 G 1열 3 4번 좌석 아니셨는지..;; 제가 1번 좌석에서 찍었습니다 -_-;; 적당히 찍고 접어야 되는데 노출값 잡는데 애먹는 바람에 너무 열심히 찍는 척을 해버려서 걸렸나봅니다 --;; 예당 직원에게 지적당하는 그 순간에도 사방에서 플레시가 퍽퍽- ...;; 저는 d70s, sigma EX DG 24-60 f2.8 씁니다.)
클래식 매니아가 되었군...
또 좋은 음악회가 있으면 보겠지?
지금 사진찍은거 보고 확인했는데, 콘트라 베이스 위치에 있던 악기는 두 개 모두 비올로네였습니다. 왼쪽꺼는 공연장에서 볼 때는 프랫이 안보여서 콘트라베이스인 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확인하니까 프랫이 선명하게 보이는군요 -_-;;; 그리고 제가 위에다가 비올로네를 베이스 비올이라고 썼네요... 이런 말도 안되는 실수를...-0-;;; 베이스 비올은 비올라 다 감바구요, 저건 대형 악기인 비올로네입니다 -_-;;; 정보를 멋대로 날조하여 알려드려 죄송합니다 --;;
참고로, 첼로는 바로크 첼로를, 바이올린은 목받침이 있는 모던 형식에 바로크 활을 사용했습니다. 공연장에서 들었던 음색으로 미루어 아마 줄은 거트현을 썼을 듯 합니다. ^^
완다 / 저도 집에 와서 아르농쿠르 2001년판, 1981년판 한 번씩 더 듣고 잤습니다.
dinu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가르침을 주세요~ 꾸벅 _(_ _ )_
아마데우스에서 나왔었나, 끝에 크레딧 올라갈 때 교수님이 잠깐 스톱하시고 설명하셨는데.
그게 아르농쿠르의 악단이었군요.